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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교계뉴스] 교계 심층기획 - AI가 설교 쓰는 시대… 목회자의 영적 권위는 어디에

작성일 : 202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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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독교인, AI 영적 조언 신뢰하면서도 목회자 대체에는 우려
일부 한인 목회자들 “설교의 진정성 훼손” vs “목양에 집중할 기회”

인공지능(AI)이 설교 준비와 교회 행정, 신앙 상담에까지 활용되면서 목회자의 역할과 영적 권위를 둘러싼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설교 자료를 검색하거나 성경 주석을 비교하는 수준을 넘어 AI가 설교문을 직접 작성하는 시대가 열리면서, 목회자의 묵상과 신학적 판단이 어디까지 반영돼야 하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미국 기독교 조사기관 바나그룹(Barna Group)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30%는 AI가 제공하는 영적 조언을 목회자의 조언만큼 신뢰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실천적 기독교인 가운데서는 34%가 같은 의견을 보였다.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에서는 각각 39%, 44%로 나타났다.


반면 실천적 기독교인의 72%는 AI가 목회자나 영적 지도자의 역할을 대신할 가능성을 우려했고, 83%는 AI의 성경 해석 오류를 걱정했다. AI에 대한 신뢰와 경계심이 동시에 나타난 셈이다.



“같은 본문으로 AI 설교를 만든다면…”


남가주 한인교회 목회자들 사이에서도 AI 활용에 대한 견해는 엇갈린다.


오렌지카운티의 한 중형교회 담임목사는 “모든 설교자가 같은 본문으로 AI 설교를 제작한다면 영적 권위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설교자가 직접 성경을 연구하고 묵상하며 성도들의 삶과 교회 현실을 말씀에 비추어 해석하는 과정이 AI에 대한 의존으로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성도들이 자신의 목회자가 AI로 작성한 설교를 전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관심사다. 설교에는 성경적 가르침과 함께 목회자의 신앙적 경험과 공동체를 향한 고민이 담겨 있다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AI 설교 작성에 대한 일반 성도들의 실제 수용 정도는 아직 별도의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다.


반면 다른 한인교회 목회자는 AI를 목회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목회자는 교회 행정에 AI를 활용하는 한편, 설교는 직접 작성한 뒤 전체적인 구성과 논리적 흐름을 점검하거나 성경 주석을 비교하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


그는 AI를 지혜롭게 활용하면 행정과 자료 정리에 드는 시간을 줄여 성도 심방과 상담, 영적 성장을 돕는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두 목회자의 발언은 설교문 자체를 AI에 맡기는 것과 목회자가 준비한 설교를 검토하는 보조 도구로 활용하는 방식 사이의 차이를 보여준다.



목회자 AI 사용 경험 80%… 활용 범위 확대


한국교회에서도 AI 사용이 빠르게 늘고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목회자의 AI 사용 경험률은 2023년 41%에서 2025년 80%로 증가했다. 설교 사역에 AI를 활용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17%에서 58%로 높아졌다.


목회자들은 참고 성경 구절과 문헌을 찾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반면 개인적인 묵상과 연구가 줄어들거나 설교자의 생각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미국에서는 AI가 목회자의 역할을 일부 수행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기독교 전문지 Christianity Today는 지난 10월 5일 캘리포니아의 저스틴 레스터(Justin Lester) 목사가 자신의 설교와 저술 등 약 200만 단어의 자료를 기반으로 AI 디지털 분신을 제작한 사례를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목회자의 기존 메시지와 표현 방식을 바탕으로 신앙적 질문에 응답하며, 수술을 앞두거나 실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조언을 제공한 것으로 보도됐다.


목회자가 직접 응답하기 어려운 시간에도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AI가 생성한 답변을 목회자의 실제 판단이나 상담과 동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설교의 진정성과 성도들의 신뢰


AI 활용이 확대되면서 설교의 작성 주체와 목회자의 책임을 둘러싼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AI는 방대한 성경 자료와 주석을 비교하고 설교의 구조를 정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잘못된 성경 해석이나 존재하지 않는 인용문을 그럴듯하게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목회 상담에서는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뒤따른다. 성도의 가정 문제나 건강, 신앙적 고민을 외부 AI 서비스에 입력할 경우 민감한 정보의 처리와 비밀 유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AI로 작성된 설교와 목회자가 직접 준비한 설교를 성도들이 동일하게 받아들일 것인지는 아직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다. 설교의 내용뿐 아니라 그것을 준비한 목회자의 신앙적 고민과 성도들과의 관계가 신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AI를 둘러싼 목회 현장의 논의는 기술 도입 여부에서 설교의 진정성과 목회적 책임으로 옮겨가고 있다. 한편에서는 AI 의존이 설교자의 영적 권위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기술을 활용해 성도를 돌보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고 본다.


AI가 설교문을 작성하는 시대, 목회자와 성도 사이의 신뢰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는 교회가 새롭게 마주한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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