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영 칼럼 - 당신의 정신 건강, 안녕하십니까? > 오피니언

본문 바로가기

뉴스

[오피니언] 정재영 칼럼 - 당신의 정신 건강, 안녕하십니까?

작성일 : 2026-07-14

페이지 정보

본문

심각한 정신 질환 문제


현대 사회에서 정신질환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중요한 건강 문제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우울증, 불안장애, 조현병, 알코올 사용장애 등 다양한 정신질환을 경험하는 사람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4년에 조사한 우리나라의 정신질환 실태를 보면 10명 중에 3명 꼴(27.8%)로 평생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1년 유병률은 8.5%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부정적인 시선 때문에 치료를 받지 않거나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은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고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도 큰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학업, 취업, 경제적 어려움, 인간관계의 갈등 등 여러 사회적 요인이 정신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이후 우울감과 불안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증가하였으며, 청소년과 청년층의 정신건강 문제도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과도한 경쟁, 스마트폰과 SNS 사용 증가, 미래에 대한 불안 등이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높은 자살률을 보이고 있어 정신건강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우리와 같이 사회적 고립이 심한 이른바 ‘각자도생’의 사회에서는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약점으로 여기거나, 모든 문제를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기 쉽다. 이로 인해 스트레스와 불안이 지속되고 우울감이 심해질 수 있다. 개신교 신자도 예외가 아니다. 비신자들보다는 댜소 적지만 개신교 신자들도 2명 가운데 한명 꼴로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할 정도이다. 공동체를 강조하는 개신교에서도 외로움 문제는 심각한 수준인 것이다. 또한 우울증은 종교의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정신질환이다. 따라서 정신 질환 문제에 대해 바로 이해하고 대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개신교인의 우울 경험과 인식


최근 <한국교회탐구센터>에서 실시한 “개신교인의 우울 경험과 인식 조사” 결과를 통해 개신교인의 정신 질환 실태를 파악할 수 있다. 이 조사에서는 개신교인(교회출석자)들 중에 3명 중 1명인 33%가 최근 1년 사이 2주 이상 연속적으로 우울감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우울 증상이 시작된 계기는, ‘경제적 문제’(46%)를 가장 높게 꼽았으며, 이어 신체적‧환경적 취약성에 따른 ‘건강 문제’(36%), ‘가족 문제’(32%), ‘취업/직장/학업 스트레스’(31%)가 뒤를 이었다.


이러한 내용은 교회에 다닌다고 해서 우울증을 경험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오히려 상당수의 기독교인도 일반 사회와 마찬가지로 경제적 어려움, 건강 문제, 가족 갈등, 직장과 학업의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우울 증상을 경험하고 있다. 따라서 교회는 신앙적 돌봄과 함께 정신건강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전문 상담과 의료적 치료를 연계하는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신자들이 우울증을 숨기거나 신앙 부족으로만 여기지 않고,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울증에 대한 인식과 관련하여, ‘우울증 관련 오해’ 항목을 제시하였는데, 기독교인의 29%는 ‘우울증은 본인이 나약하기 때문’이라고 보았고, ‘매우 영적인 사람은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다’는 데도 28%가 동의했다. 기독교인 10명 중 3명은 우울증이라는 질환을 개인의 나약함과 영성 부족으로 치부하는 오해가 상당한 셈이다. 또한 ‘정신질환으로부터 회복하는 것은 대개 운에 달려있다’며 전문적 치료가 아닌 운에 기대는 비율도 19%였다. 특히 우울 증상이 있는 기독교인들은 세 항목 모두에서 전체 평균을 웃도는 동의율을 보여서, 스스로를 ‘신앙이 없고 유약한 존재’로 자책하는 등 부정적 자기인식이 두드러졌다. 이러한 결과는 우울증 자체의 증상인 자기 비난과 낮은 자존감이 종교 신념과 결합될 경우 더욱 심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기독교인(교회출석자)의 43%는 ‘목회자가 우울증에 걸리면 성도들에게 덕이 되지 않는다’는 부정적 인식에 동의해, 우울증 같은 목회자의 정신질환이 목회자들에게 도덕적/신앙적 부담감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전체 기독교인의 29%는 ‘우울증 성도에 대한 교회 내 부정적·차별적 시선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우울 증상이 있는 기독교인의 경우 이 비율을 37%로 더 높게 체감하고 있어, 실제 정서적 아픔을 겪는 성도들이 교회 공동체 안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 결과는 교회가 사랑과 돌봄을 강조하는 공동체임에도 불구하고, 정신질환에 대해서는 편견과 낙인이 일부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실제로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성도들이 교회 공동체 안에서 이해받기보다 소외되거나 판단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더 크게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은 우울증을 악화시키거나 상담과 치료를 받는 데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교회는 우울증을 신앙 부족이나 개인의 문제로 바라보기보다 치료와 돌봄이 필요한 정신건강 문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목회자와 성도 모두가 편견 없이 자신의 어려움을 나누고, 전문적인 상담과 의료적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교회 공동체가 안전하고 지지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신이 건강한 공동체를 위해


이 조사에서는, 우울할 때 정서적 지지를 받는 대상으로는 우울 증상 여부와 관계없이 ‘가족’이 가장 높았다. 다만 우울 증상이 있는 기독교인의 우울 증상이 없는 집단과 비교해 ‘가족’을 꼽은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친구’나 ‘교회 성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이 눈에 띄었다. 특히 소그룹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경우(35%) ‘참여하지 않는 그룹’(15%) 대비 우울 경험 시 ‘교회 성도’를 의지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난 점이 특징적이다.


그리고 우울 증상이 있는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우울 증상이 지속되었을 때 34%는 목회자나 주위 성도 등 교회의 도움을 기대한 경험이 있었다고 응답했다. 특히, 소그룹에 참여하지 않는 그룹(27%)보다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경우(64%)에 교회에 도움을 기대한 경험이 훨씬 높았다. 평소 소그룹을 통해 긴밀한 관계망을 형성한 성도일수록, 위기 상황에서 교회를 기꺼이 의지할 만한 안전한 울타리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것은 우울 증상이 있는 기독교인들은 가족만으로는 충분한 지지를 받지 못하거나, 자신의 어려움을 가족보다 가까운 신앙 공동체나 친구에게 더 편하게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소그룹 활동을 통해 형성된 친밀한 관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실제적인 정서적 지지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우울 증상이 있는 기독교인들에게 우울감이 지속될 때 정기적으로 소그룹에 참여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교회에 도움을 기대하는 비율이 두 배 이상 높았다. 이는 평소 소그룹에서 신뢰와 친밀감을 쌓은 사람일수록 위기 상황에서도 교회를 안전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공동체로 인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교회가 단순히 예배를 드리는 공간을 넘어 신뢰할 수 있는 관계망을 형성하는 공동체가 될 때 정신건강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소그룹은 우울감을 경험하는 성도들이 자신의 어려움을 나누고 정서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중요한 통로가 될 수 있다. 이것은 코로나 사태 당시에 소그룹 참여자들이 코로나 블루의 경험이 낮은 데서도 확인된 바 있다. 따라서 교회가 소그룹 공동체를 활성화하고, 구성원들이 편견 없이 서로의 어려움을 나눌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정신건강을 증진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정 재 영 교수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