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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이영훈 컬럼 - 도파민의 시대, 다시 골방의 영성으로

작성일 : 2026-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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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평안과 안식은 하나님
과 마주하는 시간 속에서만 누릴 수 있어

최근 우리 사회에서 주목받는 키워드 중에 하나가 바로 '도파밍'(Dofarming)과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이다. 여기서 '도파밍'이란 쾌락 호르몬인 '도파민'(Dopamine)과 수집한다는 뜻의 '파밍'(Farming)을 합성한 신조어로, 현대인들이 짧고 자극적인 재미를 끊임없이 찾아 헤매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이러한 디지털 홍수 가운데 역설적으로 각종 전자기기 사용을 중단하고, 명상, 독서 등을 통해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려는 디지털 디톡스의 움직임 또한 커지고 있다. 일정 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꺼낼 수 없게 하는 이른 바 '스마트폰 감옥'이라는 상품까지 등장해 큰 화제를 모았다.

이러한 사회 현상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세상은 끊임없이 더 자극적인 것으로 우리를 유혹하고 사로잡지만, 오히려 사람들은 어느 정도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내면의 쉼과 회복을 갈망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순한 현상을 넘어 자극에 지친 영혼이 평안과 안식을 원하고 있다는 신호이다. 그러나 참된 평안과 안식은 세상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으며, 오직 하나님과 마주하는 시간 속에서만 누릴 수 있다.

성경에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등장한다. 바로 선지자 엘리야의 이야기다. 엘리야는 갈멜산에서 하늘로부터 불이 내리는 엄청난 기적을 체험했지만, 곧바로 이어진 이세벨의 살해 위협 앞에 이내 탈진해 광야로 도망쳤다. 

그러나 하나님은 지친 엘리야를 광야에서 먹이시고 40일 길을 걸어 호렙산에 이르게 하셨다. 크고 강한 바람과 지진, 불 가운데 계시지 않았던 하나님은 그 후에 오직 세미한 소리 가운데 그를 만나주셨다(왕상 19:12).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은 시끄러운 세상의 소음 속에서는 들리지 않는다. 엘리야가 깊은 침묵 속에서 하나님을 만났듯, 오늘날 우리도 세상의 소음을 차단하고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에 집중하는 영적인 결단이 필요하다. 

세상의 디톡스가 잠시 마음을 비우는 명상에 머문다면, 그리스도인의 디톡스는 하루 중 일정한 시간을 떼어 하나님과 독대하는 나만의 골방을 마련하는 것이다. 매일 30분이라도 세상과의 연결을 끊어내고, 비워진 그 자리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가득 채울 때 비로소 우리의 지친 영혼이 다시 살아나게 된다.

엘리야를 회복시킨 것은 갈멜산의 불덩이가 아니라 호렙산의 세미한 음성이었음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자극적이고 화려한 세상의 소리에 무뎌진 우리의 영적 감각을 말씀과 기도로 다시 조율하고, 성령의 위로하심을 온전히 경험할 때 우리는 비로소 참된 평안과 새 힘을 얻게 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 골방의 영성으로 내면을 회복하고 새 힘을 얻은 성도는 이제 그 은혜를 삶의 실천으로 이어가야 한다. 참된 은혜는 우리 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흘러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특히 가정의 달인 5월은 사랑 실천에 있어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해 준다. 나의 유익과 만족에만 머물러 있던 시선을 들어, 내게 허락하신 가족과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을 향해 돌려야 한다.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마 22:39)라는 주님의 말씀처럼, 그들의 눈을 직접 맞추고 따뜻한 사랑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참된 그리스도인의 모습일 것이다.

어느덧 한 해의 절반을 향해 가고 있다. 올해 초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굳게 세웠던 결심이 일상의 분주함과 세상의 자극 속에서 어느새 무뎌졌을지 모른다. 이제 하나님과 독대하는 나만의 골방으로 들어가는 거룩한 훈련을 시작해야 한다. 

그리할 때 비로소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이 선명하게 들려올 것이다. 이처럼 고요한 골방에서 얻은 새 힘으로 유혹 많은 세상을 넉넉히 이기고, 예수 그리스도의 따뜻한 사랑을 널리 전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이 영 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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